코로나가 한창이던 그 시절, 내가 일하던 직장 팀 내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회식이었다. 퇴근 후 다 같이 생맥주를 마시거나, 삼겹살 식당으로 향하 던 그 익숙한 풍경이 어느 날 갑자기 없어졌다. 처음엔 "그냥 회식이 없어진 거니까 오히려 편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허전 했다. 업무 얘기 말고, 그냥 서로의 일상을 나누던 그 시간이 그리워졌다. “언제 즈음이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긴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 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다.
어느 날, 우리 팀만의 회식을 위해 팀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었다. 그 결과 “랜선 회식”이 확정되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배달시키 고, 오후 8시에 줌(Zoom)에 접속하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족발을, 누군가는 감자탕을, 나는 그날따라 당긴 초밥을 시켰다. 화면 속에 저마다 다른 음식이 펼쳐졌고, "어, 그거 맛있겠다"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오프라인 회식과 달랐던 건, 아무도 눈치 보며 일찍 자리를 뜨지 않았다는 점 이다. 각자 자기 집에 있으니 편했고, 그래서인지 대화가 더 솔직해졌다. 평소 엔 잘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 요즘 힘든 것들, 소소한 근황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중간엔 누군가 유튜브 링크를 채팅창에 올렸다. "이 노래 다들 알아요?" 하 고. 각자 이어폰을 꽂고 같은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는데, 화면 너머 동료들 의 표정이 조금 더 환해지는 게 보였다. 같은 리듬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 우리는 분명히 같은 공간에 있는 것 같았다. 밥을 다 먹고 나서도 한참을 더 이야기했다.
화면을 끄고 나서야 깨달았다. 회식의 본질은 장소가 아니라 함께라는 감각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감각은, 화면 너머에서도 충분히 전해진다는 것을. 팬데믹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오프라인 회식으로 돌아왔다. 시끌벅적한 고깃 집, 부딪히는 잔소리, 연기 냄새까지 그 모든 것이 반가웠다. 그런데 가끔, 문 득 그 시절이 떠오른다. 각자 다른 음식을 시켜놓고, 같은 음악을 들으며 웃던 그 화면들. 불편했지만 이상하게 다정했던 그 시간들이, 가끔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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