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면 자연스레 휴대폰을 꺼내 들게 된다. 손가락은 익숙하게 단체 채팅방을 연다. “오늘 하루 어땠어?” 누군가의 짧은 질문이 대화의 문을 연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더 자주 서로의 하루를 묻고, 더 자주 안부를 나누게 되었다. 평소엔 바쁘다는 이유로 몇 주씩 연락을 놓고 지냈던 사이였지만, 팬데믹은 우리를 묶어주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같은 시간대에 집에 머무는 사람들끼리, 작은 일상부터 진지한 고민까지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
화상 통화로 생일파티를 열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마음을 대신 전하고, 각자 만든 요리 사진을 공유하며 서로의 저녁상을 구경하곤 했다. 마치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것처럼 웃고 떠들던 그 순간들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팬데믹이 가져다준 단절 속에서, 우리는 ‘함께 있음’의 새로운 의미를 배워갔다. 연결은 꼭 손을 잡아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 한 마디와 이모티콘 하나로도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다시 만나 웃을 수 있는 날들이 찾아왔지만, 그 시절의 연결 방식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하루의 끝, 여전히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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