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지 2달이 좀 더 지났습니다. 이제 길을 걷다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맨 얼굴로 편안하게 거리를 다니곤 합니다. 벚꽃이 예쁘게 피었던 날의 사진들도 대부분 마스크 없는 맨 얼굴이 대부분입니다. 몇 년 만의 맨 얼굴에 살짝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표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지인들의 얼굴도 고작 밥 먹을 때 잠시 동안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지내다 보니, 매일 같이 밥 먹는 사이가 아니고서는 얼굴이 가물가물해지기도 했었습니다. 오랜만에 본 친구와 마스크를 벗고 수다도 떨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한가하게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코로나가 심했던 때 보다 확실히 사람들의 표정이 풍부해 보이고, 왁자지껄한 그 느낌이 선명하게 와닿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일까요? 올해는 유난히 이야기가 귀에 잘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는 대면 수업은 처음 해본다는 학생도 있었고, 신입생 OT를 몇 년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회 등에서 OT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서 OT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한다, 마스크와 손소독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서 대면 수업을 한다, 말이 많았었는데, 확실히 올해에는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갔을 만큼 상황이 많이 나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공통적으로는 모두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 보며 생활하는 지금의 모습을 만족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매체를 통해 친구와 수다도 떨고, 전화 통화도 하고, 영상 통화도 하며 여러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재미있는 것을 함께 한다 해도, 직접 마주 보고, 웃고, 떠들고, 식사를 하고, 다과를 먹는 것에서 오는 소소한 즐거움보다 재미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즐거움도 좋지만 역시 기존의 방식대로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 보는 일상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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