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터지고 일상이 자취방으로 제한되면서 내 몸에서 가장 먼저 무너진 곳은 피부였다. 원래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있어서 피부가 늘 예민했는데, 비대면 강의 때문에 온종일 환기도 안 되는 좁은 방안에 갇혀 모니터만 보고 있으니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얼굴이 붉게 뒤집어지고 가려움증이 심해져 마스크를 쓰고 잠깐 밖에 나갈 때조차 따가울 정도였다.
어느 날 거울 속 엉망이 된 얼굴을 보니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병원에 자주 가기도 조심스러운 시기였기에, 나는 방 안에서 스스로 피부를 관리하는 셀프 홈케어를 나만의 현실적인 자기관리법으로 삼았다. 그날부터 유튜브를 뒤져가며 내 아토피 피부 타입에 맞는 관리법을 독학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성분 분석 영상을 보며 자극적인 제품을 골라내어 바꿨고, 세수하는 손동작부터 기초 제품을 바르는 순서와 양까지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피부 관리는 생각보다 몸을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 작업이었다. 세수할 때 마찰을 줄이기 위해 손끝에 힘을 빼고 거품으로만 조심스럽게 문지르는 동작, 화장품이 겉돌지 않도록 손가락만을 사용해 꼼꼼하게 두드려 흡수시키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손을 정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일이었다. 관리가 끝난 후에는 사용한 도구들을 세척하고 화장대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등 끊임없이 손을 놀려야 했다. 밖에서 에너지를 쓰지 못해 쌓였던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거울 앞에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으로 대신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방식이 어색하기도 하고 사실 믿기지 않았다. 이런 사소한 부분을 고친다고 피부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유튜브를 보며 배운 대로 수분 팩을 올리고 보습제를 정성껏 덧바르는 루틴을 매일 반복하자, 뒤집어졌던 피부가 조금씩 진정되는 게 눈으로 보였다. 내가 시간을 들이고 부지런히 움직인 만큼 피부가 정직하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며 얻는 성취감이 상당했다.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던 일상에, 노력을 통해 내 몸을 직접 변화시킬 수 있다는 현실적인 만족감이 붙기 시작했다.
가장 방황하고 막막했던 스물한 살의 고립기 속에서 나를 지켜준 것은 거창한 운동 기구가 아니라, 내 아픈 피부를 스스로 돌보기 위해 정보를 찾고 매일 밤 거울 앞에서 끈기 있게 손을 움직이던 부지런함이었다. 방 안에서 내 몸에 집중하고 관리하는 법을 배운 그 시절의 경험은 아직까지도 내 건강을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유용한 도구이자 습관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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