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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예방 실천운동

    방구석 닌텐도 데이트, 우리들만의 포켓몬 모험
  • 길상현 
  •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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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넥트 인사이드

    그 당시 코로나 때문에 자취방에 갇혀, 여자친구랑 마음 편히 데이트도 못 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고 억울했다. 맨날 카톡만 붙잡고 있으니까 대화는 겉돌고 지독한 외로움에 마음까지 쓸쓸해졌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서로 지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는 몸은 떨어져 있어도 같이 있는 것처럼 알콩달콩하게 즐길 수 있는 우리만의 랜선 데이트를 짜냈다. 그러다 찾아낸 게 바로 닌텐도 스위치로 같이 ‘포켓몬스터’ 모험을 떠나는 거였다.


    저녁이 되면 각자 방 불을 다 끄고 아늑하게 스탠드만 켠 채 디스코드나 전화를 켰다. 이어폰 딱 꽂고 여자친구 목소리를 들으면서 화면 공유로 서로 게임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해 주기도 했다. "얌마, 나 방금 너 주려고 진짜 귀여운 포켓몬 잡았다!", "체육관 먼저 가지말고 같이 가게 기다려주라" 하며 모니터 너머로 연신 조잘거리는 목소리가 이어폰을 타고 귀에 꽂히는데, 그 달콤한 리액션들 덕분에 방구석의 지독한 고독감이 단숨에 날아갔다.


    가장 즐거웠던 건 게임 속 통신 기능으로 서로 잡은 포켓몬을 교환할 때였다. 내가 밤새 열심히 키운 에이스 포켓몬을 선물해 주면, 화면 너머로 보란 듯이 그 포켓몬을 꺼내 들고 신나서 방방 뛰던 여자친구의 미소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게임 속 귀여운 캐릭터들이 같은 마을에 나란히 서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묘하게 진짜 옆방이나 카페에 같이 앉아 있는 것 같은 간질간질한 착각이 들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걸 넘어, 새벽까지 게임 핑계 대며 나눈 깊은 대화들은 서로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됐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이 너무 막막하다는 고민부터 불안감까지 전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밖에서 에너지를 쓰지 못해 쌓였던 방구석 스트레스를, 여자친구와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풋풋한 사랑으로 완벽하게 극복해 낸 셈이다.


    지금도 가끔 닌텐도 게임기를 켜면 그때 그 좁은 자취방에서 노트북 불빛 받으며 여자친구와 포켓몬을 잡던 달콤한 기억이 난다. 가장 막막했던 스물한 살의 고립기 속에서 나를 지켜준 건 거창한 야외 데이트가 아니었다. 모니터 너머로 같은 모험을 떠나고 즐거움을 공유하며 "우리는 늘 함께"라는 걸 확인시켜 주었던, 소박하지만 사랑스러웠던 우리들만의 랜선 아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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