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염병 예방 실천운동

감염병 예방 실천운동

    카메라를 켜고, 오늘을 보냈다
  • 박은영 
  • 05-14 
  • 426 
  • 커넥트 인사이드

    2020년 봄, 세상이 멈췄다.

    학교 문이 닫히고, 카페 의자가 뒤집혔으며, 마을 골목에서 이웃의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조심스러워졌다. 마스크가 일상이 되었고, '거리두기'라는 낯선 단어가 삶의 규칙이 되었다. 마을미디어 진로맘 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함께 모여 카메라를 들고, 웃고, 떠들며 영상을 만들던 일이 불가능해졌다. 각자의 집 문을 닫아야 했다.


    각자의 방에서, 함께

    하이님은 거실 한켠을 운동 공간으로 만들었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을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풀어냈다. 스트레칭 매트를 펼치고, 카메라를 세우고, 혼자서 홈트레이닝 영상을 찍었다.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도 괜찮았다. 오늘도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팀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지영은 더 바빴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집은 갑자기 교실이 되었다. 아이의 수업을 챙기면서, 자신도 홈트를 놓지 않았다. 아이가 화면 앞에 앉아 선생님 목소리를 듣는 동안, 지영은 그 옆에서 또는 수업이 끝난 틈을 비집어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일상이 흔들릴수록 루틴이 필요했다. 영상은 그 루틴의 기록이었다.


    써니님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바늘과 실을 꺼냈다. 마스크 대란이 한창이던 시절, 써니님은 직접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손으로 천을 재단하고, 실을 꿰고, 귀에 걸 끈을 달았다.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그 마스크는 단순한 방역 도구가 아니었다. 손끝으로 전하는 돌봄이었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조용한 다짐이었다.


    그리고 나는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 서툰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팀원들과 나누었다.

     "요즘 뭐 하세요?“


    갇혀 있던 우리는 각자의 집에서 새로운 취미를 공유하며 새로운 활력을 화면 너머로 전했다. 진로맘 Life 시리즈 중 「지금,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 졌다. 만날 수 없던 시절, 영상은 편지가 되었다. 진로맘 팀이 나눈 것은 콘텐츠가 아니었다. 살아있음의 증거였고, 안부였으며, 응원이었다. 거창한 기획도 없었고, 완성도 높은 촬영 장비도 없었다. 그저 각자의 방에서 카메라를 켜고, 오늘의 자신을 담아 보냈다.


    마을미디어는 원래 마을에서 나온다. 골목에서, 시장에서, 공원 벤치에서. 그런데 코로나는 그 마을을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진로맘 팀은 그 좁아진 세계 속에서도 미디어를 놓지 않았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화면 너머에 서로가 있었다. 팬데믹이라는 가장 단절된 시절을 가장 연결된 방식으로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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