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당연했던 우리의 “일상”이 사라졌다. 우리는 모두 몇 년 동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이제 다시 마스크를 벗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간절했던 마음이 예전으로 돌아간 건 아닌 것 같다. 나부터도 하루에 몇 번이고 씻던 손 씻기를 멈췄고, 집에 돌아와서도 그대로 소파에 드러눕는 날이 늘었다. 밖에서 온갖 오염원들을 묻혀온 손을 내버려 둔 채 말이다.
이번 3월, 학기가 시작되고 어디에서 감염된 지도 모른 채 나는 감기 환자가 되었다. 며칠 동안 항생제와 기침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감기를 다스리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코로나 시절에는 앓지도 않았던 감기였는데 요즘엔 주기적으로 감기 앓이를 하는 나와 주변 사람들을 보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방역은 누가 시켜서 하는 강제가 아니라, 내 몸을 지키기 위한 가장 능동적인 관리여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나만의 ‘워크아웃(Workout)’을 시작했다. 바로 세면대 앞에서 치르는 30초의 의식이다.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는 것만 운동은 아니다. 비누 거품을 내어 손가락 마디마디를 꼼꼼히 문지르는 그 짧은 시간이야말로, 내 몸의 면역력을 지키는 가장 실속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30초가 꽤 길게 느껴져 대충 헹구고 싶은 유혹도 생기지만, 손톱 밑까지 공들여 닦다 보면 밖의 오염물은 물론 하루의 피로까지 물줄기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이 시간은 나만의 안전선언 의식이기도 하다. 내가 손을 깨끗이 하는 건 나를 지키는 일이자, 동시에 내가 만날 사람들에게 전해질 위험을 막는 최소한의 배려다. 내가 건강해야 우리가 어렵게 되찾은 이 소란스러운 일상의 온기도 계속될 수 있다. 비누 향이 은은하게 남은 손을 보면 묘하게 마음이 든든해진다. 거창한 기구는 없어도 나는 매일 세면대 앞에서 나만의 운동을 이어간다. 꼼꼼히 씻어내고 다시 깨끗해진 손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이 단순한 일. 이 소중한 풍경을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물소리를 들으며 기꺼이 30초를 견딘다. 내 손 안의 백신은 그렇게 일상 깊숙한 곳에서 나를,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평범한 날들을 묵묵히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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