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거북목인데 거북이 세 마리쯤 더 앉은 것처럼 몸이 앞으로 숙여지고 있다. 쉼이 필요하다. 잠시 멈추어 허리를 펴자.
노트북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어느새 내 목은 앞으로 빠지고, 어깨는 안으로 말려 들어가 자세는 엉망이 되어간다. 목 뒤가 당기고, 어깨가 묵직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그 느낌—마치 실제로 거북이 세 마리가 어깨 위에 올라앉은 듯하다.
그럴수록 '잠깐의 멈춤'이 필요하다. 대단한 환경이 아니어도 된다. 공원 벤치도, 나무 그늘도 없어도 괜찮다. 차 안이든 사무실 책상이든,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의 실천으로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턱을 살짝 당기는 ‘Chin Tuck’, 양팔을 등 뒤로 뻗어 가슴을 여는 스트레칭, 어깨를 천천히 굴려주는 승모근 이완 운동 같은 동작은 몇 분만 해도 굳은 자세를 풀어주고, 머릿속까지 맑아진다. 이런 가벼운 운동이 목과 어깨에 쌓인 압력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신문 칼럼의 제목이 생각난다. “거북이로 진화하는 미래인류?” 처음엔 웃기다가도, 금세 내 이야기 같아 씁쓸해진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거북목 증후군 환자 수는 2016년 199만 명에서 2023년 250만 명으로 증가했고, 특히 10대~20대 젊은층에서 유병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한다.1)
성인의 머리는 평균 4~6kg이지만, 고개를 15도만 숙여도 12kg의 하중이 목에 가해진다. 고개를 60도 숙이면 그 무게는 무려 27kg, 7세 어린아이 한 명을 목 위에 얹고 있는 셈이다.2) 그 무게를 매일 견디는 우리 몸은, 결국 어느 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금이 바로 시작해야 할 때다.
나⦁밖⦁하⦁십
나는 지금,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십 분이라도.
몸을 펴고, 하늘을 보고, 심호흡을 하자. 그 짧은 멈춤이 오늘의 나를 지키고, 미래의 나를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참조한 기사
1) 정주영 화홍병원 신경외과 과장. 거북이로 진화하는 미래 인류?. 2024.11.13. 경인인보 15면 건강
2) 정자연 기자. 푹~빠져서 보다간 악! 소리 납니다. 2024. 12.24. 경기신문 13면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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